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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만두고 싶다'고 느껴지는 밤, 지친 간호사에게
하루듀티 에디터

'다 그만두고 싶다'고 느껴지는 밤, 지친 간호사에게

듀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어느 밤. 씻어야 하는 걸 알면서도 현관에 가만히 서 있던 적, 있으신가요. 배가 고픈지도 모르겠고, 누가 안부를 물어도 대답할 기운이 없고, 그저 "다 그만두고 싶다"는 말조차 꺼낼 힘이 남아 있지 않은 그런 밤. 오늘은 그런 당신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고 싶어요.

Haruduty
Haruduty 팀· manducong
2026년 6월 28일·2분 읽기

괜찮은 척, 참 많이도 했죠

병동에서는 늘 누군가를 돌봐야 하니까.

환자 앞에서, 보호자 앞에서, 동료 앞에서

우리는 지친 티를 내지 않는 법부터 배웁니다.

설명하는 것조차 또 하나의 일처럼 느껴져서,

그냥 "괜찮아요" 하고 웃어 보이죠.

그렇게 하루를 해내고 혼자 남은 방에서 밀려오는 묘한 쓸쓸함.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흐릿해지는 것 같은 그 기분을,

아마 당신은 알 거예요.


그런데 그 무기력은, 사실은

무기력이 찾아왔다는 건 당신이 삶을 놓아버렸다는 뜻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예요.

정말로 아무 기대가 없는 사람은 아파하지도, 답답해하지도 않습니다.

잘 해내고 싶고, 제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현실과 부딪칠 때

그 간극이 클 때 무기력이 찾아오는 거예요.

당신이 지금 버겁다면,

그건 에너지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더 나답게,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몸부림치고 있다는 증거예요.

당신은 단 한 번도 당신의 삶을 방치한 적이 없습니다.


오늘 밤만큼은, 자책을 멈춰주세요

"이것밖에 안 되나." 그 말, 오늘은 하지 말아요.

당신은 잘못 살아온 것도, 부족한 것도 아니에요.

아주 오랫동안 온 힘을 다해,

성실하게 마음의 에너지를 써온 사람일 뿐입니다.

하루 종일 누군가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을 돌보는 일은 자꾸 뒤로 미뤄왔을 뿐이에요.


그래서 조용히 묻고 싶어요

이렇게 치열하게 버텨온 당신 안의 소중한 마음에게,

오늘 밤 아주 작은 따뜻함 하나를 내어줄 수 있을까요.

따뜻한 물 한 잔, 좋아하는 노래 한 곡, 아무 생각 없이 보낼 10분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까지 살아낸 것만으로,

당신은 이미 당신의 강함을 충분히 증명했으니까요.

오래 외롭게,

그리고 치열하게 버텨온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마무리

혹시 그 무거움이 너무 오래 머문다면, 혼자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요.

가까운 사람에게 한마디 털어놓는 것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약함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용기예요.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 자살예방 상담 109)

하루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길 바라며, Haruduty 드림.